2013년 4월 12일 금요일

카드빚 쫓기는 여자들


빚의 수렁에 빠진 여성들의 인생유전은 파란만장해 보이지만 유형이 정해져 있다. 서울 강남에서 사채업을 하는 40대 A씨는 부채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다람쥐'라고 부른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애를 써도 제자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카드빚을 진 여성들이 첫번째 저지르는 결정적인 실수는 사채에 손을 대는 것이다. 사채를 끌어들이는 순간 여성은 자신의 몸은 더이상 자신의 것이 아님을 곧 알게 된다. 사채를 갚기 위해서 스스로 몸을 담보로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A씨는 "결정은 여성들 스스로 한다"고 말한다. 남 모르게 자신이 제발로 유흥가나 성매매업계에 취업하는 경우는 자존심이 강한 스타일이 많다. 반대로 수동적인 스타일의 경우는 사채업자가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1000만원 수준이 넘으면 적색경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슬쩍 룸살롱 이야기를 꺼낸다. 요즘은 선불금을 주는 업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외모나 몸매만 괜찮으면 충분히 거래가 가능하다."

액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가혹해진다. 일부 퇴폐 안마시술소에 발을 딛게 되는 여성의 상당수는 빚때문인 경우가 많다. 안마시술소에 취업할 경우 단숨에 한달에 2000만원은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여성들의 큰 착각은 사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혹한 운명의 시작이다. 룸살롱에서 일한다고 해도 속칭 2차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결코 쉽게 고수입을 올릴 수 없다. 

안마시술소의 경우는 하루에 10명 이상의 손님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 질 수밖에 없는 일인 셈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엄청난 돈을 버는 것 같지만 이쯤되면 여성들은 대부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다.

이른바 자포자기 단계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사채업자 A씨는 여대생에서부터 직장인 심지어는 유부녀들까지도 빚 때문에 성매매에 뛰어드는 일을 비일비재하게 봐왔다고 털어놓는다. 사채업을 하면서 느낀 세태변화도 확연하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들이 단계별로 타락해 갔다. 하지만 요즘은 성관념이 개방적이어서 그런지 바로 안마시술소를 소개해 달라는 여자들도 있다. 심지어 자기 몸이 이렇게 큰 돈이 될지 몰랐다며 왜 진작 이런 일을 안했을까라고 후회하는 여자들도 있다."

A씨는 부채에 쫓기는 여성들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 연민조차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는다. 그럼에도 A씨는 카드빚은 악마고 사채는 저승사자라고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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