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또래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했다. 30을 세는 동안 친구들은 여기저기 몸을 숨겼다.
나는 묘지 비석 뒤에 숨었다. 같은 반 친구 윤희도 내 옆에 앉았다. 이때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몸을 웅크린 채 앉은 윤희의 치마 속이 다 드러났다. 노팬티였다.
얼굴이 빨개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쑥 튀어나온 내 물건과 다른 생김새에 호기심이 생겼다. 근처를 둘러봤다. 지푸라기가 보였다. 얼른 주웠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곳을 찔렀다. '들어갈까?'라는 생각에서였다.
"아야, 뭐하는거야?" 그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마음에 급히 사과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성에 대한 호기심은 비극을 불러왔다. 다음 날 오후,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왔더니 어머니가 회초리를 들고 있었다. 말하기도 민망했는지 어머니는 말 없이 회초리를 내리쳤다. 알고봤더니 윤희네 어머니가 집에 와서 전날 있었던 '지푸라기 사건'을 죄다 말해버린 것이었다.
필자처럼 남자는 애나 어른이나 똑같다. 모두 '도끼 자국'에 묘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여자, 섹스 없이도 잘 살수 있다고. 필자 또한 '홍합이 없으면 어때?'를 몇 번이나 중얼거렸지만 결국은 '도끼 찾아 삼만리'의 삶을 살고 있다. 본능은 이렇게 무서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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