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정법원 이혼법정문을 나서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인이 벽에 기대어 서럽게 울고 있었다.
본 기자는 그녀에게로 다가섰다.
“무슨 일이신가요?”
그녀는 닭똥같은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쳐다보았다.
“아니에요.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손수건을 찾는 것인지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이 걸로 닦으세요. 그리고 무슨 일인지 얘기를 해 보세요. 도움은 못 돼 드리겠지만 속내를 털어 놓으면 조금은 후련하실 거예요.”
그녀는 기자가 건네준 손수건으로 눈물 콧물을 다 닦은 뒤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사연을 털어 놓았다. 그녀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면서 간간히 식탁에 음식을 날라주는 일을 하고 있다.
장은이(32세, 가명)는 아직 소녀티가 가시지 않은 앳된 모습이었고 유난히 깊고 까만 눈을 가진 서른 두 살의 가정주부이다.
그녀는 담배를 피워 물었고 이내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깊은 한 숨을 쉬었다.
남편의 나이는 35세, 슬하에 5세된 딸이 하나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지금 식당에서 숙식을 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본 기자는 그녀에게로 다가섰다.
“무슨 일이신가요?”
그녀는 닭똥같은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쳐다보았다.
“아니에요.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손수건을 찾는 것인지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이 걸로 닦으세요. 그리고 무슨 일인지 얘기를 해 보세요. 도움은 못 돼 드리겠지만 속내를 털어 놓으면 조금은 후련하실 거예요.”
그녀는 기자가 건네준 손수건으로 눈물 콧물을 다 닦은 뒤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사연을 털어 놓았다. 그녀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면서 간간히 식탁에 음식을 날라주는 일을 하고 있다.
장은이(32세, 가명)는 아직 소녀티가 가시지 않은 앳된 모습이었고 유난히 깊고 까만 눈을 가진 서른 두 살의 가정주부이다.
그녀는 담배를 피워 물었고 이내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깊은 한 숨을 쉬었다.
남편의 나이는 35세, 슬하에 5세된 딸이 하나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지금 식당에서 숙식을 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남편의 술주정과 성폭력
은이가 결혼을 한지는 7년, 처음 7개월간은 어느 신혼부부처럼 깨소금 맛나게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행복했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은 1년도 채 안되어 그녀에게 고통의 사슬을 채워주기 시작했다.
남편은 회사에서 감원 바람이 불자 감원대상이 되어 직장을 그만 두면서부터 조금씩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다.
어느날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남편은 포르노 비디오 테이프를 틀어놓고 잠자리를 요구했고, 은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남편이 요구하는 대로 자세를 취해 주었다. 남편은 은이에게 포르노에 나오는 갖은 행동을 하게 했다. 심지어 시멘트 방망이로 항문을 마구 쑤셔대는 것처럼 아프기만한 항문성교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 후에도 남편은 자주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날이 많았고, 그런 날이면 예외없이 야한 비디오를 들고 들어와 이상한 체위를 요구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남편은 더 거칠어졌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손찌검까지 해댔다.
은이는 남편의 욕설을 들으면서도 야속한 마음에 앞서, 함께 기거하고 있는 시어머니나 시누이 보기에 민망하여, 남편의 입을 막고 남편을 빨리 잠들게 하기 위해 그가 원하는 대로 자세를 취했고, 치욕스러움에 이를 악물고 남편과 성관계를 맺곤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은이는 남의 이목을 생각할 여유를 잃게 되었고, 함께 욕설을 해대며 음성을 높이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 날이면 울다지쳐 잠든 아이의 맑은 얼굴과 피곤에 지쳐 잠든 남편의 짐승같은 모습을 보면서 눈물로 지새우기 일쑤였고, 하룻밤에도 수없이 이혼과 참고 살기를 번갈아가며 연습했다.
남편의 술버릇을 알고 있는 시어머니나 시누이는 그녀의 편이 되어 주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시어머니는 “네 시애비가 저러셨단다. 못된 것만 닮는 다더니··· 쯔쯔쯧! 아가야, 네가 참아야지 어쩌겠니”라며 애처로운 눈으로 며느리의 등을 어루 만져 주기도 했다. 남편 역시 술이 깨고 나면 한없이 착한 남자였다. 간밤에 자신의 잘못을 알고 무조건 무릎을 꿇고 앉아,
“여보, 정말 미안해. 잘 알잖아.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이 죽으라면 이 자리에서 당장 죽을수도 있어. 정말 미안해. 날 용서해줘. 용서해 주는 거지.” 하면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그러나 그런날 밤에도 술에 취하면
“야, 이X년아. 오줌싸게 요강가져와.” 하면서 옷을 훌훌 벗어던졌고,
“침뱉게 재떨이 가져와. 휴지 가져와.” 하면서 노예부리듯 했다.
그런 남편의 시중을 들면서 은이는 울고 있었고, 잠이 깬 아이도 덩달아 소리내어 울었다.
그런 아이를 향해 남편은
“야, 이년아 시끄러, 넌 할머니 방에 가서 자!”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역겨운 술냄새와 욕지거리가 쏟아놓는 오물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힘게 겨웠고, 달아나고 싶도록 역겨웠다.
그 뒤에 견뎌내야 하는 잠자리를 차라리 고문이었다. 그걸 남편은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망할놈의 사랑! 사랑이라고 그 더러운 입으로 내까리고는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곤 했다.
‘위자료도 필요없다. 아이만 돌려달라.’
그녀는 차차 집을 나오는 일이 생기게 되었고, 그런 날이면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있는 날이 점점 잦아졌다.
시어머니도 처음에는 ‘그런 일로 집을 나간다’며 꾸중을 했지만 그녀도 여자였다. 그래서 며느리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고, 차라리 그 자리를 모면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인지 만취되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들어서는 남편을 보면 먼저 나서서,
“얘야, 애 데리고 친정에가 있다가 내일 오너라.”며 몸을 피하게 주었다.”
그런 일이 수년간 계속되자 그녀는 남편에게 ‘정신과에 한번 가보자.’고 제의했지만, 그런 말을 하는 그녀에게 “오히려 정신병원에 가봐야 하는게 아니냐”며 반문했다.
은이는 수없이 이혼을 생각했고, 실제로 2개월간 별거도 해봤지만 자식을 생각하며 ‘차차 나아지겠지.’하는 희망으로 살아가던 어느날, 일찍 귀가한 남편은 허전하다면서 소주 한 병을 사다가 함께 나누어 마시자고 했다. 그러나 ‘한 병만 더’를 반복하더니 만취가 되었고 주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꼼짝없이 앉아 술주정을 받아야 했는데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야! 요강.” 소리와 함께 하얗게 시쳐놓은 홑이불 위로 오줌을 갈겨 놓는가 하면 연달아 침을 뱉아가며 옷을 훌훌 벗더니 그녀에게 달려 들었다.
그녀는 욕설을 퍼부으며 방한쪽 구석으로 몰렸고, 아이는 겁에 질려 ‘엄마’를 부르짖으며 울어댔다.
“이혼해, 이혼할 거야. 더 이상 못살겠어. 당신은 미쳤어, 미쳤다구.” 은이는 그 소리를 곱씹으며 “저리가, 이 개XX야, 짐승같은 놈! 너같은 놈은 죽어야 해.”
은이는 고함을 질렀고, 그러나 남편은 안하무인이었다.
그 때 ‘덜컹’ 방문이 열렸고, 노기띤 시어머니의 일그러진 얼굴, 벌거벗은 채 달려들던 남편의 벌건 눈, 스커트는 벗겨져 나가고 반쯤 열려진 그녀의 브라우스. 은이는 그날밤 그렇게 집을 뛰쳐 나왔다.
이혼을 요구하는 그녀와 ‘이혼은 못해준다.’는 남편과의 실갱이는 벌써 1년이 다 되어갔다.
남편은 ‘정 이혼을 하겠다면 아이는 물론이고, 위자료 한 푼 줄수 없다.’고 말했다.
은이는 ‘돈은 필요없다. 아이만 돌려달라!’고 애걸했지만 남편은 ‘아이도 안 된다.’고 버텼다.
결국 은이는 ‘남편의 성폭력과 술주정에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고 서울 가정법원에 이혼 청구소송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그녀는 사연을 다 털어놓은 뒤 “아이만은 제가 키워야 해요. 그런 사람한테 아이를 맡겨 두었다가는 내 딸은 악령이 될지도 몰라요. 그것은 또 다른 죄악이예요.”라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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