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구두로 돈뜯은 이혼녀와 10대 커플
지난 13일 두 남녀가 경찰에 ‘공갈’혐의로 구속됐다. 이른바 ‘차치기’행각을 벌이다 붙잡힌 것. 다치지도 않았으면서 차에 치인 것처럼 운전자를 속여 돈을 뜯어내 왔던 것이다.
지난해 2월말부터 동거해온 두 사람은 무려 열여덟 살이나 나이 차가 났다. 아직 미성년자인 민정현군(가명.18세)의 나이를 두 배 한 것이 바로 동거녀인 손민숙씨(가명.36)의 나이. 하지만 이런 사실은 당사자인 손씨도 모르고 있었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야 자신의 ‘남편’이 아직 미성년자임을 알았다고 한다.
지난해 2월말부터 동거해온 두 사람은 무려 열여덟 살이나 나이 차가 났다. 아직 미성년자인 민정현군(가명.18세)의 나이를 두 배 한 것이 바로 동거녀인 손민숙씨(가명.36)의 나이. 하지만 이런 사실은 당사자인 손씨도 모르고 있었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야 자신의 ‘남편’이 아직 미성년자임을 알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19일. 서울 서대문 부근의 전화방을 통해서였다.
손씨는 민군을 보며 “혹시 중고생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민군은 이를 극구 부인했다. 계속 자신이 서른 살이라고 주장하며 어른 행세를 했던 것. 이날 만나 함께 술을 마신 두 사람은 손씨의 집으로 향했고 결국 그 날부터 한집 살림이 시작됐다.
당시 손씨는 직업이 없던 상태. 민군은 대리운전을 해서 벌어온 돈이라며 하루에 10만원 정도를 손씨에게 가져다 줬다. 하지만 이 돈은 사실 민군이 차치기를 해서 벌어온 돈이었다.
손씨는 민군을 보며 “혹시 중고생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민군은 이를 극구 부인했다. 계속 자신이 서른 살이라고 주장하며 어른 행세를 했던 것. 이날 만나 함께 술을 마신 두 사람은 손씨의 집으로 향했고 결국 그 날부터 한집 살림이 시작됐다.
당시 손씨는 직업이 없던 상태. 민군은 대리운전을 해서 벌어온 돈이라며 하루에 10만원 정도를 손씨에게 가져다 줬다. 하지만 이 돈은 사실 민군이 차치기를 해서 벌어온 돈이었다.
민군의 ‘단독작업’이 두 사람의 협동작업으로 바뀌게 된 것은 지난 해 8월 10일부터. 당시 제주도에 놀러갔던 두 사람의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서 함께 일을 벌이게 됐던 것.
이들은 천천히 달리는 차를 발견하고 쫓아가 항의를 하며 시비를 걸었다.
“남의 발을 치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 뺑소니로 신고하겠다”며 협박했던 것.
이때 민군은 가지고 있던 찢어진 구두 한 짝을 내보이며 운전자를 겁먹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이 처음 합작해 번 돈은 10만원.
이들은 천천히 달리는 차를 발견하고 쫓아가 항의를 하며 시비를 걸었다.
“남의 발을 치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 뺑소니로 신고하겠다”며 협박했던 것.
이때 민군은 가지고 있던 찢어진 구두 한 짝을 내보이며 운전자를 겁먹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이 처음 합작해 번 돈은 10만원.
이미 민군은 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상당한 돈을 번 경험이 있었다. 또 이런 일을 처음 경험한 손씨 역시 ‘노련한’ 민군과 함께 일을 하면서 점점 대담해졌다.
‘뺑소니’라는 말에 운전자들은 대부분 겁을 먹고 쉽게 돈을 내줬다.
‘뺑소니’라는 말에 운전자들은 대부분 겁을 먹고 쉽게 돈을 내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치기’는 이들의 생계수단이 됐다. 경력이 점점 쌓이면서 방법도 다양해졌다. 일단 여성운전자를 발견하면 택시를 잡아타고 뒤를 쫓아가 ‘사업’을 벌였다. 아무래도 운전자가 여성인 경우는 돈을 챙기기가 더 수월했기 때문.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는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지나가는 차를 잡고 시비를 걸었다. 찢어진 신발을 보여주면 대부분 일은 쉽게 풀렸다.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는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지나가는 차를 잡고 시비를 걸었다. 찢어진 신발을 보여주면 대부분 일은 쉽게 풀렸다.
이들 2인조는 장소나 시간도 가리지 않았다. 서울뿐만 아니라 충남, 전남, 경남 등 전국이 이들의 활동무대였다. 돈이 떨어지면 마음이 내키면 아무 때나 나가 돈벌이를 했다. 그리고 기동력을 갖추기 위해 아예 중고차도 구입했다.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하늘의 섭리 때문일까. 두 사람의 행각은 정말 묘한 계기로 들통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하늘의 섭리 때문일까. 두 사람의 행각은 정말 묘한 계기로 들통이 나고 말았다.
이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가해 운전자’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였던 것. 이들은 자신들의 사고 경험을 얘기하다 결국 모두 같은 사람에게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됐다. 그리곤 희미하게나마 민군이 운전하던 승용차 번호를 기억해내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2인조는 ‘차치기’로 모두 8천여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정산’이 가능했던 것은 이들이 장부를 갖고 있었기 때문. 손씨가 평소 가계부에 자신들의 수입내역을 꼼꼼히 기록해 두었던 것이다.
명문대 나온 이혼녀 가출 소년에 깍듯한 남편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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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맡았던 경찰 관계자들이 가장 놀란 점은 두 사람의 배경 차이. 일단 손시는 객관적인 상황이 민군에 비해 월등히 나았다. 10년 전에 짧은 결혼생활을 이혼으로 마감한 아픈 내력이 있긴 했지만 명문대를 졸업했고 집안 또한 괜찮았다.
반면 미군은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을 했던 ‘문제아’에 가까운 처지였던 것.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두 사람은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반면 미군은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을 했던 ‘문제아’에 가까운 처지였던 것.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두 사람은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경찰 조사에서 민군이 열 살이나 나이를 속인 사실을 알게 됐지만 손씨는 어떤 원망도 내비치지 않았다. 현재 이 두 사람은 부부나 마찬가지인 관계. 서로에 대한 호칭도 여느 부부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민군은 손씨를 ‘집사람’이라 부르며 반말을 썼고 손씨는 민군의 말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태도를 보였다고. 유치장에 들어갈 때도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눈물을 보일 정도였다는 게 수사 관계자들의 귀띔.
피의자인 민군은 비상한 기억력을 갖고 있어 수사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날짜와 장소를 대충 설명해주면 그날의 상황을 그대로 되살려냈기 때문. 이 내용은 피해자들의 진술과도 정확히 일치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차치기’로 끝내기엔 너무 아까운 머리를 지니고 있었던 것.
나이와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를 보듬어주려 했던 두 남녀. 그러나 이들은 땀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 ‘쉬워보이는 길’을 선택함으로써 도리어 자신들의 사랑을 위기에 빠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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