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9일 일요일

그녀(그)와 DVD방 2시간 비용 내고 밤새 이용하는 법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번 제 경험의 주인공은 C양이네요. C양은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어여쁜 처자입니다. 그리고 남편은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고요. ㅎ

C양과 만난 건 유학자금을 마련하려고 들어갔던 유압관련 회사에서였는데요. C양과 저는 서로에게 첫인상이 참 안좋았던 것 같은데, 입사한지 몇 달 후에는 연인 관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내 최고참이었던 그녀와의 회사생활에서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했던 저는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하게 되죠. 지금은 업무 알고리즘상 어쩔 수 없었던 면도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 때는 참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이별을 통보하는 자리에서 그녀는 독한 칵테일(아마 '오르가즘'이었던 것 같은데.. 일종의 복선이었낭? ㅎ)을 무려 5~6잔을 연속해서 원샷해 버렸죠. 저는 눈알에 힘을 준 채 이별의 이유에 대해서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렇게 이별을 고하고 우리는 술집을 나와서 서로에게 등을 돌린 채 영원히 보지 않을 것처럼 각자의 길을 걸어가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무엇인가 중요한 이야기가 떠오른 듯 바쁘게 걸어와서 나를 돌려세운 건 그녀의 눈물 맺힌 진심이었던 것 같군요.

이별을 고한지 채 1시간도 되지 않아서 그녀와 저는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녀와 저는 정서적 교감을 몸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근처 DVD방(아마 비디오방이었을 겁니다)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그녀의 칵테일 릴레이 원샷으로 인해서 여관비도 남아있질 않았거든요.

적당한 영화 타이틀을 골라서는 침대형 소파가 있는 룸으로 저희는 들어갔습니다. 룸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와 저는 격렬한 키스를 시작하였죠. (중간생략) 그렇게 한참 동안을 서로의 몸과 마음을 공유했던 시간이 지나자 그녀와 저는 잠시 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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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시 잠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영화는 이미 끝나 있었고 왠지 모를 적막함이 룸 전체를 휘감고 있었죠. 그녀와 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안고 있었고요.

그녀를 깨우고 재빨리 옷을 챙겨 입고는 룸을 빠져나왔는데 카운터에 주인아저씨가 조금은 짜증난 얼굴로 피곤한 듯 턱을 괴고 앉아 있더군요. 그녀와 저는 재빨리(걷고 있었지만 정말 빨랐던 것 같음) 카운터를 지나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마 새벽 5시 정도 되었던 것 같더군요.

아마도 상황은 이랬겠죠. 영화시간이 다되서 룸에 온 주인아저씨는 벌거벗은 두 청춘의 적나라함과 대범함에 놀라서 막상 깨우려니 너무 곤히 자고 있는데다 깨어날 때 부끄러워할 그녀가 걱정이 되었겠죠. 그래서 그녀를 배려하여 그냥 불을 끄고 가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곯아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연애하는 동안 두명 다 하루에 2시간 정도 밖에 자지를 못했습니다. 그 당시에 C양은 투잡을 했는데요. 일을 모두 마치는 시간이 밤 11시였죠. 그러면 그때서야 저는 그녀를 '마티즈'에 태우고는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새벽 2~3시까지 데이트를 즐기고는 했죠. 그렇게 하다보니 정작 자는 시간은 하루에 2시간 남짓이었던 것이죠.

만약 그녀(그)와 함께 있고 싶은데 모텔비가 없다면 저처럼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멋진 추억이지 않을까요? ㅎ


덧) 사실 C양과는 나름 재미있는 섹슈얼한 에피소드가 꽤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에피소드들을 블로그에 풀어놓으려고 한다고 했더니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일단 이렇게 올려두고 추이를 지켜본 다음 다음 이야기도 올릴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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