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했다가는 매상이 뚝 떨어지게 될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 종종 협박에 시달리기도 하고 범죄의 사각지대로 몰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음을 토로한다. 이것이 바로 '나가요 걸'이 말하는 '월요일의 비애'다.
"본심은 성관계" 매상 떨어질까 만남 수용
"일주일 중에 월요일이 가장 무서워요. 보통 일요일에 쉬기 때문에 월요일 점심시간까지 자유롭다는 것을 아는 손님들이 어김없이 점심을 먹자며 불러내죠. 밥만 먹으면 좋겠지만, 응큼한 목적을 갖고 있는 손님들이 많아서 괴로워요."
"만나자"는 손님들의 목적은 '성 관계'다. "밥 한끼 같이 먹는 게 뭐 그리 대수냐. 이러다가 단골 끊기면 어떻게 하려고…. 영업에 신경 좀 써야지"라는 손님의 반협박성 요구를 거부했다가는 매상이 뚝 떨어질 수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한 마디로 "매상을 올려주고 있으니 은혜를 갚으라"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거부하지 못하고 그대로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 강씨 수첩에 빼곡이 적어 놓은 월요일 스케줄만 봐도 대번에 짐작된다. 두 달간의 월요일 스케줄이 벌써 기록돼 있다.
최근 강씨는 단골 손님인 박모씨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박씨가 직장이 있는 강남 대신 광화문을 요구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광화문에 유명한 음식점을 알고 있다면서 가자고 하더라고요. 막상 도착하고 나니까 줄을 서서 기다려야할 것 같다면서 차라리 점심 시간 끝나면 편안히 먹게 그 사이에 인근 모텔에서 쉬고 있자고 했어요."
월요일 점심시간은 '출장 룸살롱'?
강씨의 소개로 알게 된 서울 강남의 B룸살롱 여종업원 김수정(가명·26)씨도 비슷한 처지다. "많은 남성들이 단골임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사달라고 졸라요.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는 식으로 외면하지만 한 두 번에 그치죠. 손님들이 '점심을 사주지 않으면 다시는 업소에 안 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식사약속을 잡죠. 점심에 만나자는 사람들의 목적은 성관계 하나에요."
강씨와 김씨는 "월요일에 출장룸살롱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동료 중에는 손님의 모텔행 요구를 거부했다가 주먹으로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나가요 걸'들은 "누구 덕분에 먹고사는 데 이렇게 비싸게 구느냐"는 식의 손님의 협박에 매주 월요일이 공포다. "나이를 먹을수록 손님이 떨어지는 데 한 사람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무리한 요구까지 다 들어줘야지 별 수 있겠어요." 강씨는 다음주 월요일에도 점심식사 약속에 나갈 생각에 벌써부터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