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문화 전문 기자인 나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어렸을 적 고래 잡은 기억이 나한텐 없는 것. 남들 초등학생 때 종이컵 끼고 어기적거리고 있을 때 나는 어찌 된 일인지 비뇨기과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어렸을 적 아버지가 사우디를 가시는 바람에 어머니 혼자 나를 데리고 차마 병원에 못 가셨던 것이다.
사실 30을 바라보는 나이에 ‘번데기’를 달고 살아가는 것은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다. ‘공중’이라는 간판이 들어간 모든 곳에 들어갈 때면 나도 모르게 위축되는 ‘번데기’는 콤플렉스이자 치욕이었다.
사실 30을 바라보는 나이에 ‘번데기’를 달고 살아가는 것은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다. ‘공중’이라는 간판이 들어간 모든 곳에 들어갈 때면 나도 모르게 위축되는 ‘번데기’는 콤플렉스이자 치욕이었다.
드디어!! 그녀가 흥분했다 그녀는 셀레파워가 최고란다!
이런 녹록치 않은 삶의 연유로 나는 지난 주 드디어 ‘자 ~ 떠나자. 고래 잡으러’를 실천에 옮겼다. 예쁜 간호사들 앞에 ‘번데기’를 내놓는다는 것이 수치스러웠지만 내 남은 생의 떳떳함을 위해서라면 그까짓 몇 분 창피한 것은 충분히 감 수 할 수 있는 일.
‘서걱 서걱’ 썰리는 나의 껍데기들의 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수술이 끝나고 나는 ‘남자’로서 다시 태어났다. 5일간의 수많은 유혹들을 애국가를 외우며 참고 드디어 붕대 푸는 날, 의사 선생님은 “수술이 잘 돼서 예쁘게 나왔어요”라며 “그래도 아직 실밥이 아물지 않았으니 며칠은 더 조심하셔야 됩니다”라는 충고를 잊지 않으셨다.
의사 선생님과의 간단한 상담을 끝낸 후 5일 동안 달고 다니던 컵을 제거하고 나니 인간의 직립보행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을 통감하게 됐다. 그야말로 다시 태어난 느낌. 나는 이 기쁨을 누구에게라도 알리고 싶어 핸드폰을 열어 무작정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아뿔싸. 재수 없게도 전화가 걸린 사람이 바로 형주였다. 그놈이 보낸 문자에 답을 안 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최신 착발신 목록에 그 놈의 전화번화가 있었던 것. 나는 재빨리 전화를 껐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전화를 끊자마자 나에게 다시 맹렬히 전화를 걸어오는 형주의 포스에 눌려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아야했다. 텐프로의 날개 꺾은 텐펍걸 보기
결국 컵 뗀 기념으로 한잔 하자는 형주의 제안을 거절 못하고 끌려간 동네 포장마차. 그 놈은 나를 보자마자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같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야! 나는 수술 한 날 바로 술 마셨어. 5일이나 지났는데 당연히 먹어야지”라며 술자리에 대한 합리화를 늘어놓았다. 그런데 초등학생 때 고래 잡았다는 녀석이 어떻게 술을?
수술 때문에 한동안 술을 못 먹었던 나는 녀석의 허풍을 믿는 척 어물쩡 넘어가고 본격적으로 술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먹는 소주의 맛은 세상 어디에 비견할 바가 못 됐다. 그렇게 한 병 두 병 먹다보니 소주가 어느새 여섯 병. 형주와 나는 추운날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틀거리며 포장마차를 나와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놈이 갑자기 길을 걷다 어느 단란주점 앞에 서는 것이 아닌가. 형주는 단란주점 앞에 가만히 서서 한참을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응시하더니 이내 “여기 전에 와봤는데 전도연 닮은 아가씨 있더라”며 무작정 내 손을 잡아 끌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실밥이 아물지 않은 내 똘똘이의 안위가 걱정되긴 했지만 짝퉁 전도연이라는 말에 순순히 따라 내려갔다.
하지만 내 눈앞에 것은 펼쳐진 칙칙한 실내와 허접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전형적인 동네 단란주점. 전도연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예감이 팍 들었지만 형주가 그리 자신만만하니 나는 속는 셈 치고 자리에 앉았다.
이윽고 마담이 간단한 안주와 술을 가지고 들어왔고 형주는 마담에게 대뜸 “마담~여기 전도연 있지? 전도연 안 들어오면 우리 갈 거니까 걔 들어오라고 해”라며 엄포를 놓았다. 이에 마담은 특유의 콧소리를 내며 “아이 걔 우리집에서 제일 바쁜 앤데… 오빠들 양주 시키면 내가 다른 방에서 빼와줄께”라며 빅딜을 시도했다.
형주와 나는 무조건 콜. 나는 짝퉁 전도연을 기대하며 서서히 발기되는 똘똘이를 애써 진정시켰다. 이 때 속으로 부른 애국가만 4절 완창 돌림 5번은 했을 것이다.
이윽고 노크 소리가 들리고 호리호리한 여자 두 명이 들어왔다. 드디어 그녀들이 뒤를 돌아보고, 나는 지체 없이 형주의 대갈빡을 후려쳤다. 들어 온 둘 중 전도연을 닮았다는 아가씨는 어디에도 없었고 그 둘을 보는 순간 애국가를 부를 필요도 없이 내 똘똘이는 차분해졌다. 텐프로의 날개 꺾은 텐펍걸 보기
그런데 형주 녀석의 반응은 그 여자들 보다 더 가관이었다. 그 녀석은 둘 중 좀비같이 생긴 아가씨를 옆에 앉히더니 “도연아~ 오빠 보고싶었지?”라는 망발을 해대가며 주물럭 거리는 것이 아닌가. 녀석의 저질 시력에 기가 찬 나는 옆에 앉은 파트너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술을 비우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저질 전도연과 함께 히히덕 거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나는 계속 혼자 마시고 또 마시고 계속 마셨다.
결국 필름이 끊긴 나. 기분 안 좋을 때 먹는 술은 독이란 것을 알았지만 그렇게 훅 갈 줄 정말 몰랐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문제인 것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 장소. 어느 허름한 모텔에 홀로 남겨져 있던 나는 재빨리 휴대전화를 확인해봤다.
‘이런 젠장!’ 내 핸드폰엔 50만원의 술값 내역이 고스란히 전송되져 있었다. 형주 그것이 내 지갑을 털어 계산한 것이 분명했다. 왠지모를 억울함에 한참을 멍하니 모텔방에 앉아있던 나는 갑자기 아래쪽이 화끈거임을 느꼈다. 조심스레 이불을 걷어내니…… ‘이런 썅’. 침대가 피바다가 돼있는 것이 아닌가.
내 똘똘이는 실밥이 터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너덜거리고 있었고 찔끔찔끔 피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왈칵 눈물이 흘렀다. 고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나는 펑펑 울기 시작했다. 분명 서지도 않는 똘똘이를 내 파트너가 물고 빨고 별 지랄을 다 했으리라. 나는 주섬주섬 피투성이가 된 몸을 씻지도 않고 모텔을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다 큰 어른이 펑펑 울면서 병원에 들어서니 간호사들이 기겁을 하는 것이 당연. 하지만 나는 그런 간호사들을 뒤로한 채 “고자 되기 싫다”는 비명을 지르며 의사 선생님의 방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텐프로의 날개 꺾은 텐펍걸 보기나의 갑작스런 방문에 놀란 의사 선생님. “고자 되기 싫다”는 내 비명을 듣고 대충 상황파악이 끝났는지 의사선생님은 간호사들에게 수술을 준비하라며 나를 바로 수술대에 눕혔다.
텐프로의 날개 꺾은 텐펍걸 보기나의 갑작스런 방문에 놀란 의사 선생님. “고자 되기 싫다”는 내 비명을 듣고 대충 상황파악이 끝났는지 의사선생님은 간호사들에게 수술을 준비하라며 나를 바로 수술대에 눕혔다.
수술대 위에서도 울음을 그칠 수 없던 나는 의사선생님의 “괜찮다”는 위로에 울음을 그칠 수 있었고 수술 후 ‘절대 섹스 금지’라는 특명까지 받았다.
두 번째 수술을 끝마치고 나오는 병원 앞에서 왜 또 그리 눈물이 나던지. 내 똘똘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내 파트너를 원망하기도 하고. 하지만 제일 괘씸한 형주 놈 때문에 더 눈물이 났다. 형주는 지금까지 내 똘똘이 파손 사건 이후 전화를 피하기만 하고 있다. 저번엔 엉덩이가 작살나더니 이번엔 똘똘이까지. 빚진 것은 제대로 갚아주는 내 본모습을 그 놈이 봐야 할 시기가 드디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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