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 업소는 남자 고객과 윤락녀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징검다리에 불과하다. 때문에 아가씨를 고르고 인사를 나누는 동안 무료하지 않도록 양주가 서비스되는 것. 아가씨를 결정하고 양주병을 다 비우고 나면 손님은 15만원을 지불한 뒤 자신이 지정한 아가씨와 함께 여관 등으로 자리를 옮겨 관계를 갖도록 돼있다.
결국 ‘섹XX방’은 매춘 중계업소였다. 업소 내에서는 단순한 만남만 이뤄지고 실질적인 매춘은 손님과 윤락녀가 업소 밖에서 행하는 형식이다.
곧 아가씨들이 들어왔다. 이에 앞서 마담은 다섯 명씩 세 번, 총 열 다섯 명의 아가씨들이 들어온다는 설명과 함께 “끝까지 다 보고 결정하라”는 충고까지 해줬다. 하지만 아가씨들의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여대생도 상당수라는 얘기와 달리 대부분 20대 후반이 넘어 보였고 외모와 몸매 모두 아쉬움이 남았다.
아가씨들의 인사가 모두 끝난 뒤 돌아가고 혼자 남은 마담이 결정한 아가씨가 누구냐고 물어왔다. 이에 기자는 전날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남성에게 전해들은 외국인 아가씨에 대해 물어봤다.
‘섹X방’을 나온 취재진은 택시를 타고 이대 입구 부근의 한 여관으로 향했다. 객실로 들어서며 기자가 아가씨에게 신분을 밝힌 뒤 취재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잠시 얘기나 나누다 가라고 말하자 아가씨는 담배를 한가치 달라며 앉았다.
이 곳에서 일한 지 10여 일이 됐다는 아가씨는 ‘나홀로 출장마사지’를 해오다 최근 소개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다. 가장 궁금한 부분은 ‘긴 밤’이 15만원인 경우 윤락녀에게 얼마나 돌아갈까 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 아가씨는 “대부분 손님이 잠들면 몰래 빠져 나온다”며 “재수 없으면 아침까지 못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빠져 나와 한번이라도 더 손님을 받는 게 능력”이라고 말했다.
위험천만 성매매 여성의 삶문제는 이 곳 역시 위험하기는 출장마사지나 마찬가지라는 사실. “쉽게 말해서 출장마사지를 조직적으로 하는 것일 뿐 다를 게 없어요”라고 말한 이 아가씨는 “뒤 봐주는 로드가 없기 때문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때문에 자기 자취방으로 가자는 손님이 가장 난감한데 가능한 한 여관으로 가도록 유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데서 일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어떤 사람들이냐고 묻자 “조금 전에 나온 가게는 최근까지 노래방이었는데 그때부터 일해 온 ‘노래방 도우미’들이 대부분이라 나이가 조금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호객행위를 하던 남자의 얘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뒤 아가씨는 객실을 나가 업소로 돌아갔다. 이 여자가 생각지 못한 기자를 손님으로 만났듯 함께 밤을 보내게 될 손님은 그 누구도 될 수 있다. 위험에 방치돼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가 애처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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